(출처-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오늘부터 단식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절차가 위법했다'고 결정내린 미디어법을 국회에서 재논의해 줄 것을 간절하게 촉구하는 단식입니다.

헌재 판결 이후, 정부여당은 막무가내로 미디어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헌재가 '법이 유효하다'고 인정한 내용은 헌재결정문을 샅샅히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는데, 한나라당은 '헌재가 미디어법이 유효하다고 한 이상 재논의는 하지 않겠다'며 밀어붙이고만 있습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했던 김형오 국회의장은 헌재가 자신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법안 처리 과정의 위법성을 낱낱이 폭로했음에도 '법이 무효가 아닌 이상, 나는 책임질 수 없다'는 태도로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위법하게 처리된 방송법 개정안에 따라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조중동방송 만들기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며 조중동 몰아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런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독주가 최상재 위원장을 단식의 길로 나서게 만들었을 겁니다. 헌재 결정을 앞두고 헌재 앞에서 만배를 올리며 '언론악법 무효'라는 상식이 인정되길 간절하게 염원했는데, 만배를 끝낸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직 몸을 다 추스리지도 못했을텐데, 최상재 위원장은 다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을 반대합니다.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만배를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저들이 최상재 위원장이 곡기를 끊고 굶는다고 해서 움직일 리 만무입니다. 저들의 눈에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단식을 하느라 최상재 위원장의 몸만 축나는 단식, 저는 반대합니다.

하지만, 단식을 말려도 최상재 위원장은 듣지 않을 분입니다. 아마 주변에서도 저처럼 단식을 반대하고 막았을 겁니다. 그런데도 기어이 최상재 위원장은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단식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에게 억지로 음식을 밀어넣어 먹일 수는 없는 일.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에 뜻을 보태며, 언론악법을 무효로 만들기 위해 더욱 힘을 모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은 그저 저들에게 '이렇게 단식까지 하는데'라며 호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깨어 있는 자, 일어서라"라며 동료 언론인들과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처절한 몸부림인 것을 아는지라, 그 절절한 호소에 더욱 일어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상재 위원장이 단식을 어서 중단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최근 들어 단식이 마치 정치적 퍼포먼스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단식은 목숨을 걸고 하는 저항입니다. 한끼 정도야, 하루 정도야 굻을 수 있지요. 하지만, 몇날며칠을 굶는 일,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최상재 위원장은 주변에서 만류한다고 단식을 중단할 분이 아닙니다.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언론인들의, 시민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제일 먼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디어법 재논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재논의에 나서도록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최상재 위원장은 본업이 PD입니다. SBS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 <세븐데이즈> 등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했던 PD입니다. 하지만 SBS 노조 위원장을 맡은 뒤, 언론노조 위원장을 맡으면서 최근 몇년 동안 프로그램 제작현장을 떠나 있게 되었고, 하필 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언론계와 방송계에는, 정권으로부터 언론장악, 방송장악의 말 그대로 쓰나미가 밀어닥치게 되었습니다. 정연주 사장 퇴출을 비롯한 KBS 장악, YTN 낙하산 사장 구본홍 투하, PD수첩 탄압, 그리고 언론악법...

정말 어렵고 힘든 싸움이 물밀듯 밀려오는 와중에 최상재 위원장은 언제나 한치의 물러섬 없이 맨 선두에서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한 몸을 던져왔습니다. 지금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는 떠나 있지만, 최상재 위원장이 이토록 제 한 몸 아끼지 않는 것은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기 위함일 겁니다. 아래 최상재위원장의 가슴 절절한 글을 읽으면 최상재 위원장이 얼마나 훌륭한 언론인인지 다시 한 번 새삼 알 게 될 겁니다.

최상재 위원장님, 부디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어서 단식을 중단하세요. 하루 빨리 웃으며 프로그램 제작 현장으로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또 함께 하겠습니다.


미디어악법철폐를 위해 기꺼이 한 몸 던지며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激(격)!

깨어있는 자 일어서라!

목불인견(目不忍見),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사람이 아는 일이다. ‘위법하지만 위법이 아니다.’는 말장난으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자, 다름 아닌 이 나라 최고의 판관들이다. 이들의 간교한 세 치 혀에 수 천 수만의 피로 쓴 민주주의가 능욕 당하고 있다.    

그 수괴에서 졸개까지 탈세와 투기, 병역기피와 위장전입을 훈장으로 여기는 정권은 쾌재를 부른다. 저자거리의 야바위로 권력을 움켜 쥔 자들이 진실을 쫓을 리 만무하지만, 분칠한 까마귀를 백로라 내밀며 이제 그만 끝내자고 한다.    
 
   
  날마다 거짓에 거짓을 더해 무엇이 거짓인지조차 모르는 수구족벌 가짜 신문들이야 그렇다 치자. 검은 것은 검고 흰 것은 희다 해야 할 언론이 저들의 채찍 소리에 놀라 머리를 조아리고 썩은 당근을 입에 물며 말문을 닫았다.    

아니다.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아닌 것은 아니다.

대운하 건설을 4대강 살리기로 이름 바꾸고 댐을 보(堡)라고 달리 부르면, 갇힌 물은 썩는다는 진리가 변하는가? 불에 타 죽은 철거민의 시신을 그 가족의 동의도 없이 부검, 훼손하고도 천벌을 면할 수 있는가? 아닌 것을 아니라 말하는 언론인의 밥줄을 끊는 무리들과 같은 하늘을 이고 있어도 괜찮은가? 참으로 괜찮은 것인가?

두려움에 몸을 피하는 시민의 뒤통수를 방패 날로 찍고, 쓰러진 여성의 머리를 군화발로 짓이기는 야만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무고한 시민에게 억울한 죄명을 뒤집어씌우다 무죄 판결이 속출해도 영전하는 검사들, 초등학생에 노인들까지 토끼몰이 하고도 승승장구 하는 경찰들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거짓말을 막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하던 대법관 나리의 그 뻔뻔한 얼굴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는가?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썩은 뿌리에서 새싹은 돋지 않는다.  

오늘 이 땅에 부정과 불의의 악취가 진동하는 것은 이 참담한 현실에 분노하지 못하고, 분노하더라도 일어서지 못하고, 일어서더라도 준엄한 단죄의 칼을 내리지 못한 우리의 순진한 관용 때문이다.

거짓 사죄에 다시는 속지 말자. 두 번을 머리 숙여 읍하면서도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반격을 노리던, 속이 보이지 않는 그 비열한 눈에 더 이상 속지 말자. 무릎 꿇고 항복하고 물러날 때까지 싸움의 고삐를 늦추지 말자.    

언론은 힘이다, 권력이다.  

굽은 것 바로 펴고 삿된 것 자르라고 국민이 쥐어 준 칼이다. 그 힘, 그 칼을 국민의 목소리를 막는데 쓴다면 만 번 절하고 만 번 머리를 찧어도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다.

탄식과 통곡으로 분노를 삭이지 말라. 진실을 옮길 지면과 화면을 얻지 못했다면 부정과 불의가 나의 손과 나의 목소리를 옭아매고 있다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몸을 던져 폭로하라. 나는 쓰고 싶다, 나는 말하고 싶다고 외쳐라.    

작은 달이 어찌 거대한 태양을 삼킬 수 있는가?

잠시 가리고 있었을 뿐이다. 주인의 목을 무는 개가 어떤 최후를 맞는지 똑똑히 역사에 새겨 반드시 후대에 경계와 교훈의 표석으로 남기는 것, 그것이 이 시대 우리가 목숨으로 지켜야 할 사명이다.

깨어 있는 자, 일어서라!

최상재 위원장 단식 및 언론악법 관련 향후 일정

4일: 최상재 위원장 단식 농성 돌입 기자회견(천정배, 최문순의원 동참) 오후 3시
5일: 한나라당 규탄, 국회의장 사퇴, 언론악법 재논의 촉구 대규모 기자회견(국회 앞 계단)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악법 밀어붙이는 방송통신위원회 규탄 기자회견 오후 1시
동시다발 1인 시위(3시~5시)
만민공동회(6시30분~11시)
7일: 언론악법 재논의 촉구 주말 대규모 집회(야4당,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 네티즌)
8일: 전국노동자대회(오후 2시, 여의도 공원)
9일: 각계 릴레이 단식 선언 및 대규모 단식 참여
10일: 촛불문화제, 2차 만민공동회
12일: 언론악법 원천무효 범국민 투쟁위원회 출범 선언 기자회견(노동, 종교, 언론, 학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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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에 코딱지가 앉았을 때, 코에 먼지와 온갖 잡것들이 쌓였을 때, 그래서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고, 때론 숨쉬기가 힘들 때, 코 한 번 시원하게 후비고 큰 덩어리를 파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함을 느낍니다. 방송을 보면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뭔가 찝찝함', '뭔가 불편함', '뭔가 파헤쳐야 하는 궁금함'을 시원하게 후벼볼랍니다. 미디어, 누구나(who) 후벼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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