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이형의 샤우팅에 대해 방송개혁시민연대(이하 방개혁)이라는 단체에서 '훈계'를 하고 나섰다.

방개혁이라는 단체는 "우리 방송의 모습은 편파, 왜곡, 허위, 과장, 좌파세력, 법치부정, 특권노조, 각종비리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고, "온 국민은 특정 방송노조가 쏟아내는 왜곡된 프로그램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견제할 세력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뜻있는 전·현직 방송인과 시민단체가 함께" 발족시켰다는 단체다. 이쯤하면 이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는 대충 감이 올 것이기에 더는 설명하지 않겠다.

방개혁에 있는 분들께서 얼마나 큰 뜻이 있는 분들인지 모르겠지만, 동혁이형의 샤우팅에 대해 내놓은 '논평'을 보면, 감히 범인으로서는 근접하기도 힘들 정도로 어려운 뜻을 지닌 분들이라는 건 알겠다. 그들이 동혁이형 샤우팅에 대해 '훈계'한 논평에 나오는 몇몇 단어와 구절들을 한 번 추려보자.

"동혁이형 캐릭터는 과거 70-80년 군사 정권하의 제도적 억압을 표현하는 교련복과 깔깔이를 입은 복학생 컨셉으로, 이 사회 비주류에 속한 자의 입을 통하여 외쳐지는 정책적, 사회적 모순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군대를 제대한, 즉 기존 사회체제와 집단문화를 경험하고 유지하는 기성세대를 상징하는 동혁이형 캐릭터의 샤우팅은 현실의 문제성을 더욱 강조케하고, 이는 대중적 관심이 높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성세대의 자발적 고백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설픈 페론니즘을 떠오르게 하는가 하면, 대중적인 미시적 분배정책을 강조하며 거시경제정책의 반대중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 시장 경제원칙도 과감히 무시된다. 포퓰리즘적 요구에 타협을 강요하기도 한다."

"비록 언어의 유희라 할지라도, 국민적, 사회적 팩트가 전제되는 소재를, 단순한 반정부적, 반기업적 결론을 도출시키며, 일부 시청자의 통쾌하다는 의견에 고무 됐다면, 제작진은 이미 저급 포플리즘의 늪에 빠져든 것이다. 생각 없이 웃어넘기는 순간, 순간에 국민을 賤民(천민) 혹은 暴民(폭민)화 하여서는 안 된다."

아직 지치지 마시라. 클라이막스가 남아 있다.

"가량 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水滴穿石 (수적천석-작은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뚫는다)이라 하였다. 방송은 끊임없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국민의 정신문화를 변화시킨다."

'어설픈 페론니즘'은 뭐고, '대중적인 미시적 분배정책'은 뭐며, '거시경제정책의 반대중성'은 또 뭐시란 말이냐! 시민단체에서 내놓는 성명서나 논평 같은 걸 한 두개 본 게 아닌데, 이번 방개혁의 논평처럼 현학적인 말씀들로 넘쳐나는 이해못할 논평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이게 어디 외계어지, 지구인이 쓰는 말이며, 우리말이긴 한 건가?

동혁이형을 이야기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쓰일 거라고도 꿈에도 몰랐고, '수적천석'이라는 고사성어까지 동원될 줄은 감히 상상조차 못했다.


그래서, 대체 방개혁이 주장하고 싶은 게 뭐란 말이냐?

그나마 내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단이 한 대목 있긴 하다.

"방송을 통해 전달되는 동혁이형 화법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비유나 은유를 통한 해학, 풍자와는 거리가 있으며, 대중이 공감할 사회문제를 직설적 화법으로 풀어가는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선동적 개그로 '개그를 그야말로 개그로만 볼 수 없게'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즉 동혁이형의 샤우팅이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선동적 개그"라는 말씀이다. 어려운 말 가득 늘어놨지만, 방개혁이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말이다.

그리하여 이 논평의 다음 마지막.

"공영방송 KBS는 국민의 방송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며, 밝고 건강한 방송으로서의 한 치의 오차도 용납지 않는 완벽함을 추구해야 할 것임을 당부한다."

이 말은,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선동적 개그'인 동혁이형을 더 이상 용납하지 말라는 KBS에 대한 주문이다.

한 마디로 하면 동혁이형 순서를 없애라는 것이다. 이 말을 하려고 '미시적 분배정책'이니 '거시경제정책의 반대중성'이니 얼토당토않은 이상한 단어들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도대체 동혁이형과 이 단어들이 조금이라도 어울리기라도 한단 말이냐.

방개혁이 내놓은 논평은 동혁이형의 샤우팅이 불편한 인간들이 그 불만을 어렵고 복잡하게 비비꼬아 내놓은 불만일 뿐이다.

방개혁의 창립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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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reut  수정/삭제  댓글쓰기

    찌질이들 똥줄이 타나보지

    2010.03.09 18:57 신고
  2. 정부성명인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민단체 라고 타이틀을 걸고, 반국민 정부옹호 하는 단체는
    처음 봄다. ㅎㅎㅎ 코메디이군.. 이게 한나라당의 시민단체에
    대한 의식이다. 정부대변인 할거면 "시민"이라는 용어를 빼라.
    아예 한나라당 지지단체라고 해라..

    2010.03.09 23: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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