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60년 전 그 날을 떠올리는 생각들은 사람들마다 가지각색일 것이다.

누군가는 참혹한 기억을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새삼 분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런 비극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예 먼 과거의 역사로만 알뿐 기억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혀를 찰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 속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누군가에게서 특히 젊은 세대에게서 잊혀지고 있는 한국전쟁을 다시 기억시키기 위해, 그래서 '나라를 지킨 세대'에 대한 존경심을 고취시키고, '6월 25일 새벽에 남침을 강행한 북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안보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조중동은 올해초부터 부산을 떨었다. '내가 겪은 6.25' 따위의 기획기사를 쏟아내며 젊은 세대에게 6.25를 기억할 것을 강요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오늘 6.25 60주년이 되었다. 난 오늘 조중동 지면이 난리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밖으로 차분하다. 특히 조선일보가 6.25 60주년을 다루는 것을 보면 이게 정말 조선일보가 맞는지조차 헷갈릴 지경이다.

6월 25일, 6.25 60주년 아침 조선일보 1면


1면부터가 전쟁의 참상을 부각하거나 조선일보답게 북한에 대한 분노를 자아내는 것이 아닌 그저 60년 전 전쟁이 일어났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한장을 실었을 뿐이다. 그리고 6.25에 대한 기사는 4면 <기억의 정치-(3)6.25 60주년, 미국과 북한>이란 제목의 여론조사 기사와 10면 <2010, 인물로 다시 보는 6.25-(5) 미국을 움직인 '고집불통' 이승만> 기사, 그리고 13면에 육군본부가 '전승영웅실'을 개관했다는 기사 정도에 그쳤다.

그마저도 4면의 기사는 4.19, 5.18, 한일강제병합 100주년 사이에 6.25를 짚어보는 연속기획 중의 하나였고, 10면 역시 그동안의 6.25 관련 연속기획물이었다. 그러고보면 사실 오늘 6.25 60주년이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조선일보가 쓴 기사는 없는 셈이다. 하다못해 사설조차 싣지 않았다.

의외다. 조선일보답지않다. 어떻게 조선일보가 6.25를 이렇게 홀대할수가!!

반면 조선일보는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 6월 25일마저도!

6월 25일 조선일보 3면


1면에서부터 <16강만 넘으면 4강도 보인다>며 호들갑을 뜨는 기사를 실었고, 2면에서도 <연장·승부차기까지 '올인'>을 싣고(날씨, 경제지표를 빼면 기사는 월드컵 관련 기사밖에 없다), 3면에서도 <'세트피스' 코리아! 우루과이도 프리킥으로 잡는다>, <박지성 대 포를란>으로 도배했다.

뿐이랴. 스포츠면인 26면과 29면에서도 따로 월드컵 관련 기사 16강 진출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내가 만약 조선일보의 충실한 독자라면 이런 조선일보의 6.25 홀대에 크게 분노하겠지만 나는 조선일보 독자가 아니니 '패스'~. 다만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조선일보가 6.25를 홀대해도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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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P3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풍장사가 신통치 않으니 선거때 외에는 지들도 그리 떠들고싶지 않을겁니다. 떠들어봐야 젊은세대로부터 조롱이나 받는다는것을 지들도 잘 알것지요.

    2010.06.25 2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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