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올해의 언론인'을 뽑으라고 한다면,

1) 나는 주저 없이, MBC 낙하산 사장 김재철을 막기 위해 40일간의 파업을 벌이다 김재철에 의해 해고당하고, 또 이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7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을 꼽겠다.

2) 또한 역시 같은 이유로 파업을 벌이다 김재철로부터 1~3개월 정직과 1~3개월 감봉이라는 징계를 받은 신용우 MBC본부 사무처장(법원으로부터 벌금 350만원을 받았다), 황성철 MBC본부 수석부위원장(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연보흠 MBC본부 홍보국장(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세훈 MBC본부 교섭쟁의국장(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상엽 업무직 지부 위원장, 서점용 영상미술 부위원장, 이정상 경영 부위원장, 양효경 보도민실위 간사 등 파업을 이끌었던 MBC본부 집행부들과 김재철을 두고 '후레자식'이란 표현을 썼다고 이근행 본부장과 함께 해고를 당했다 감봉 1개월이 된 오행운 PD를 꼽겠다.

파업 당시 MBC본부 조합원들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조차도 이들에 대해 "피고인들은 언론기관의 종사자로서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파업을 진행했다"며 MBC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했을 정도다.

3) 그리고 지난해 언론악법을 막기 위해 파업을 벌인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을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한 '올해의 언론인'으로 주저없이 꼽겠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4) 또한 같은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100~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박성제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노종면 전 언론노조 YTN지부장, 정영하 전 언론노조 본부 사무처장, 최성혁 전 언론노조 MBC본부 교섭쟁의국장, 정영홍 전 언론노조 EBS지부장, 양승관 언론노조 CBS지부장, 김순기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언론악법을 막기 위한 파업을 벌인 언론노조 지도부들도 함께 '올해의 언론인'으로 꼽겠다.

이들에게 집행유예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조차도 "파업의 목적이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언론의 독립성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파업을 진행했다"며 역시 '언론악법 반대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5) 뿐만 아니다. 정권에 장악당한 KBS를 다시 살리겠다며 30일간의 파업을 벌인 언론노조 KBS본부의 모든 조합원들, 특히 파업이 끝난지 4개월이나 지났는데 이제와 KBS 특보사장이 징계대상으로 올린 60명의 집행부와 조합원들 역시 '올해의 언론인'으로 꼽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출처-한겨레


6) 여기에 “나는 KBS의 영향력이 두렵다”는 글을 언론에 기고했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KBS 김용진 기자, <추적60분> 불방에 항의하며 특보사장 김인규에게 "그만 KBS에서 나가주십시오"라고 당당하게 요구한 KBS의 막내 PD 김범수 PD도 당연히 '올해의 언론인'이다.

7) 낙하산 사장으로 인해 정권에 장악된 줄 알았던 MBC에서 4대강을 파헤치고, 스폰서 검사, 뇌물 검사를 파헤치고, 민간인 사찰을 파헤친  <PD수첩> 제작진들 모두 '올해의 언론인'이고, 완전히 장악된 KBS에서 그나마 '천안함 의혹'을 쫓고, 4대강을 추적했던 <추적60분> 제작진 또한 '올해의 언론인'이다.

김범수 PD


그리고...
'올해의 언론인'은 또 있다.

MBC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해고와 징계를 칼춤을 추고 MBC를 정권에 진상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김재철 또한 '올해의 언론인'이다. 다만 중간에 '최악'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올해의 최악 언론인'이다.

특보 출신으로 KBS 사장이 된 뒤 KBS를 완전히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어놓고, 그래 놓고도 염치 없이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올려달라고 손을 내미는 김인규 역시 '올해의 최악 언론인'이다.

걸핏하면 <추적60분> 불방 사태를 주도한 KBS 이화섭 시사제작국장, 국회의원에게 "X만한 새끼"라며 정권과 특보사장의 홍위병이 어떤 모습인지 유감없이 보여준 KBS의 전종철 기자 역시 '올해의 최악 언론인'에 반열에 올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

출처-KBS본부 특보. 사진 속 인물이 이화섭


'올해의 언론인'보다 '올해의 최악 언론인'을 더 많이 꼽을 수 있겠지만, 이쯤 하자. 한해를 보내는 마당에 기분이 더러워진다.

내년에는 더욱 많은 사람을 '올해의 언론인'으로 꼽을 수 있도록, 언론인다운 언론인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저널리즘 정신에 충실하고, 권력과 자본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그런 언론인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악의 언론인'들은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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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폭침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천안함에 대한 괴담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올해의 언론인으로 뽑다니 이거 농담이죠?

    2010.12.31 20:25 신고
  2. BlogIcon ed hardy uk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해를 보내는 마당에 기분이 더러워진다.

    2011.01.20 19: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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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에 코딱지가 앉았을 때, 코에 먼지와 온갖 잡것들이 쌓였을 때, 그래서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고, 때론 숨쉬기가 힘들 때, 코 한 번 시원하게 후비고 큰 덩어리를 파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함을 느낍니다. 방송을 보면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뭔가 찝찝함', '뭔가 불편함', '뭔가 파헤쳐야 하는 궁금함'을 시원하게 후벼볼랍니다. 미디어, 누구나(who) 후벼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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