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 야후에서 <선우선 "'복숭아 엉덩이'제목에 성적 수치심 느꼈다">는 제목의 기사를 봤다.
그렇고 그런 연예 뉴스인 것 같아 그냥 넘어가려다 "제목"이라는 단어에 끌려 기사를 클릭했다.
무슨 '제목'이란 말일까?

야후 메인 기사

매일경제의 연예매체 스타투데이가 쓴 이 기사에 따르면, 연기자 선우선은 최근 자신이 출연한 영화 '평양성' 제작발표회 때 선보인 발차기 모습을 사진을 찍어 "복숭아 엉덩이"라는 표현을 제목과 사진 캡션에 붙인 어떤 매체의 기사를 보고 "내가 배우라는 것을 떠나 한 여자로서 생각해봤을 때 성적 수치심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선우선은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다 털어버렸다”며 “그 매체에서도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서일지 모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재미있을 수 있겠다 싶더라”고 말하긴 했지만, “마치 성적으로 나를 놀리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까지 들었다”는 선우선의 말은 "다 털어버렸다"고 믿기는 어렵다.

선우선에게 여성으로서 성적 수치심까지 느끼게 한 매체는 어디였을까?
스타투데이의 기사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확인해보니...

바로 스포츠조선이었다.

스포츠조선이 1월 6일 <선우선, '복숭아 엉덩이' 깜짝 노출... 헉 시선쏠려>라는 제목으로 올린 이 기사는 현재 링크가 깨져 바로 확인이 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선우선이 불쾌감을 토로한 뒤 스포츠조선이 이 기사를 지우거나 옮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위 링크를 클릭하면, 아래처럼 페이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구글이 제공하는 '저장된 페이지'를 보면 실제 스포츠조선이 이 제목의 기사를 실제 게재한 것은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선우선은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 부위를 두고 동그라미를 그려 넣은 것은 기분이 나빴다"고 했는데 구글의 저장된 페이지에서는 사진까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스포츠조선의 모회사인 조선일보에는 아직 스포츠조선이 제공한 이 기사가 남아 있었다. 사진까지!


사진을 보니....

정말 선우선이 '여자로서의 성적수치심'을 느낄만 한 사진이었다. 아니 보는 사람도 민망하고 수치심을 느낄 정도였다.

특정 부위에다 빨간색 동그라미까지 그려넣고 거기다 "선우선이 멋진 뒤돌려차기 시범을 보이는 순간 매력적인 '복숭아 힙라인'이 드러나고 있다"고 캡션까지 달았으니 이걸 보고 당사자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할 정도다.

빨간색 동그라미가 있는 부위의 모자이크처리는 미디어후비기에서 한 것임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만약 어떤 회사에서 어떤 남자 상사가 여자 직원의 엉덩이를 보고 "복숭아 힙라인이 매력적인데~ 시선이 확 쏠려"라고 얘기했다고 치자. 10중 8, 9는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두말 할 필요 없이 이 남자 상사는 성희롱에 걸리게 된다.

즉 범죄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선우선은 스포츠조선의 기사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다면 스포츠조선은 물론 이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은 스포츠조선의 정재근 기자는 명백히 성희롱죄를 저지른 것과 마찬가지다.

연기자가 거대 언론매체(황색찌라시이지만)와 불화를 만드는 게 부담스러워 "다 털었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 기사라면 그냥 넘어가기 힘든 수준이다. 이런 매체가 방송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암담하고 암담하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사자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직도 미디어법이 통과됐을 때 당시가 생각납니다.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2011.01.14 21:41 신고
  2. BlogIcon ed hardy uk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2011.01.20 18: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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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전문 블로그 : 미디어후비기
콧구멍에 코딱지가 앉았을 때, 코에 먼지와 온갖 잡것들이 쌓였을 때, 그래서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고, 때론 숨쉬기가 힘들 때, 코 한 번 시원하게 후비고 큰 덩어리를 파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함을 느낍니다. 방송을 보면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뭔가 찝찝함', '뭔가 불편함', '뭔가 파헤쳐야 하는 궁금함'을 시원하게 후벼볼랍니다. 미디어, 누구나(who) 후벼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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