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가 나꼼수에 대한 기사를 썼다.
제목은 <정치풍자 넘어 직접 정치에 뛰어든 나꼼수>.

제목부터가 웃긴다.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보통 언론에서 누군가를 두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표현할 때는 말 그대로 정치인이 되었다는 말과 거의 같다.

조선일보 기사 제목대로라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봉주야 원래 정치인이니 새삼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김어준과 주진우, 김용민이 정치에 뛰었다는 말일까?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김이 팍 샌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지난 23일 시청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집회에 나꼼수 팀이 등장했더니 집회참여자가 전날보다 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나꼼수의 대중 동원력이 확인됐다며 이날 집회의 주인공은 나꼼수라는 거다.

그걸 두고 어떻게 이런 식의 제목을 달 수 있는지 나로서는 이해불가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꼼수를 두고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표현 자체가 전혀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나꼼수팀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쫄지마"라는 거고, "투표하라"는 거다. 즉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것을 '선동'하는 것이 나꼼수다.

김어준의 책 제목이 왜 <닥치고 정치>이겠는가?


그런데도 그런 사람들을 두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한 것은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연결시켜 나꼼수를 흠집내려는 의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나꼼수팀의 대중동원력과 자금력 등을 따지는 이 기사는 나꼼수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국 이 기사의 핵심은 '나꼼수는 음모론의 진원지'라고 인식시키는 데 있다.

조선일보는 김어준을 두고 "그를 떠받치는 사람들은 김씨를 총수라고 부른다""여기에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정봉주 전의원이 음모론을 창조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준표조차 김어준을 총수라고 부르는데 그렇다면 홍준표도 김어준을 떠받드는 사람이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건 그냥 넘기자.

내가 이 기사를 보고 가장 황당한 대목은 바로 주진우에 대한 부분이다.

조선일보는 주진우를 '음모론 창조자'로 못박고 이렇게 주진우에 대해 설명한다.

"주간지에서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던 주기자는 그때의 장기를 살려 '에리카김과 가카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설을 만들어냈다."

에리카김과 가카의 관계가 단지 '설'인지 아닌지 아닌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려니와, 주진우를 두고 "주간지에서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던" 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

미리 밝히자면 난 주진우의 팬이다. 주진우의 누나뻘 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혼자서 '주진우 기자'를 좋아하는거다. 시사저널 때 부터.

그 이유는 당시 시사저널 기자들과 지금의 시사인 기자들처럼 주진우 역시 성역없이 참언론의 길을 걷던 언론인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기자다.


시사인 사이트(http://www.sisainlive.com)에서 '주진우'를 검색해보라. 그리고 눈이 있다면 보라. 주진우가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쓰는' 기자인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인지


조선일보는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다"며 마치 주진우를 지하철 가판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황색저널의 온갖 잡다구리한 '사건의 내막' 따위를 캐는 기자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주진우는 조선일보 찌라시 기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용기와 언론인으로서의 직업의식을 가진 '탐사고발전문기자'다.

그런 사람을 두고 '음모론 창조자'니 '사건 뒷이야기 전문기자'니 비하하고 매도한 것이다. 오늘 조선일보 기사가 역겹기까지한 결정적 이유다.

어제 '나꼼수'팀은 전국언론노조가 매년 시상하는 민주언론상을 받았다.

사진출처-전국언론노조


조선일보 기자 따위는 꿈도 못꿀 상이다. 그런 상을 받은 사람을 두고 어떻게든 흠집내려는 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들은 아마 평생가도 취재조차 못할 사안을 파헤치는 기자를 "주간지에서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던" 사람으로 만든 조선일보, 정말 역겹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까만거북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김없이 조선일보에서 찌라시 기사를 뽑아냈군요.
    정치라는 단어를 혐오감 들게 하는 것이 저들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쯧쯧.

    좋은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2011.11.26 09:15 신고
    • BlogIcon hangil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정치'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제 몇년 전의 일이 아닐까 싶네요. MB시대를 살면서 사람들이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바로 '나와 정치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점만큼은 MB가 고맙기까지 하지요.

      2011.11.28 12:13 신고
  2. BlogIcon 까브드맹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썬일보가 질투심에 가득 차서 그렇게 써대는거죠. 지네들은 평생 가도 그런 대접 못받을테니까요.

    2011.11.26 10:07 신고
  3. BlogIcon 안달레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정도면 분명 조중동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권교체후에 쓴맛을 좀 보여줘야 할것 같습니다.

    2011.11.27 09:19 신고
    • BlogIcon hangil  수정/삭제

      이미 조중동의 위기는 현실입니다.
      다만 조중동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아직은 권력을 가지고 있기에 조중동의 영향력이 아직은 위세를 부리지만, 그 사람들이 권력을 잃는 순간 조중동은 아마도 몰락할 겁니다~

      2011.11.28 12:14 신고
  4. 너꼼수도 나온마당에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하구 갑니다.

    좀 방송좀 듣게 놔두지

    아 다르고 어다르다고 조선의 편파 + 오보 + 확대 + 왜곡 에 질렸습니다.

    물론 끊은지도 오래되었구요..

    2011.11.27 13:33 신고
    • BlogIcon hangil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조중동이 아무리 발광을 해도 나꼼수를 막지는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몰락으로 가는 시계바늘도 멈추지 못할 거구요.

      2011.11.28 12:15 신고

BLOG main image
미디어 비평 전문 블로그 : 미디어후비기
콧구멍에 코딱지가 앉았을 때, 코에 먼지와 온갖 잡것들이 쌓였을 때, 그래서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고, 때론 숨쉬기가 힘들 때, 코 한 번 시원하게 후비고 큰 덩어리를 파내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함을 느낍니다. 방송을 보면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뭔가 찝찝함', '뭔가 불편함', '뭔가 파헤쳐야 하는 궁금함'을 시원하게 후벼볼랍니다. 미디어, 누구나(who) 후벼팔 수 있습니다.
by hangil

공지사항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시사/비즈니스부문후보 엠블럼
구글 우수 블로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59)
뉴스후비기 (124)
드라마후비기 (46)
쇼오락후비기 (63)
다큐후비기 (41)
코후비기(잡설) (231)
찌라시후비기 (188)
조중동 잡다구리 후비기 (16)
SNS/IT 후비기 (34)
관련글 모음 (0)
관련자료 모음 (0)
오늘의 사진 (8)

달력

«   2018/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4,823,783
  • 159180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hangil'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