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 손수조 후보가 새누리당 사상갑 후보로 확정됐다.

이른바 '문재인 대항마'로 새누리당은 손수조를 낙점한 것이다.

설마했지만, 한편으로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이 손수조 후보 면접 뒤 "감명을 받았다"고 공개로 극찬했을 때부터 그랬고, 그 이후 온갖 언론에서 손수조 후보를 두고 호들갑을 떨 때 '손수조가 후보가 되겠구나' 싶었다.

새누리당이 손수조를 공천한 까닭이야, 모두가 짐작하는대로 일 것이다. 대선주자 문재인에게 정치경력이 일천한 20대 여성 손수조가 지더라도 새누리당으로서는 손해볼 것 없는 게임이고, 만에 하나 손수조가 문재인을 이기게 되면 한방에 문재인 바람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라는 이유 말이다.

진정 손수조가 공천위원장까지 감명시킬 정도의 인물이라면, 지금으로서는 질 게 뻔한 '문재인 대항마'가 아니라 비례대표로 공천하는 것이 정도로 보이지만, 새누리당은 손수조를 내세워 문재인의 승리를 빛 바래게 만들거나, 로또 대박을 기대하는 꼼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선택한 이번 꼼수의 배경에는 바로 조선일보가 있다. 사실상 손수조 공천은 조선일보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처음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사람들이 언론에 소개될 때만 하더라도 손수조는 그저 '27세 여성'으로서 최연소 공천신청자 정도로 다뤄졌다. 말하자면 이색 후보 내지, 토픽감에 불과했던 것이다.

2월 18일 조선일보 11면 톱


그러던 손수조가 갑자기 '전국구 인물'로 급부상하게 된 계기가 바로, 조선일보 2월 18일자 11면 톱기사로 소개된 <월급 모은 3천만원으로 정치실험 나선 27세 여성>이라는 손수조 관련 기사였다.

이날 조선일보 기사에는 단 한 줄도 '문재인'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 오로지 손수조가 펼치고 하고 있는 '내 연봉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 캠페인에 대한 소개가 대부분이다. 나이 어린 여성 후보의 참신한 선거운동을 소개함으로써 호감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이후 조선일보는 2월 22일 <27세 정치 신인 손수조, 진짜 문재인 대항마로?> 기사에서 본격적으로 손수조를 '문재인 대항마'로 띄우기 시작한다. "새누리당이 야권(野圈)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대항마로 27세의 최연소 출마자 손수조<사진> 예비후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알려졌다"는 것이다. 아직 손수조에 대한 공천위 면접이 실시되기 전이었다.

다음날인 23일 정홍원 공천위원장의 입에서 "손수조에게 굉장한 감명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자, 조선일보를 이를 그대로 받아 24일자 <정홍원 새누리 공천위원장 "손수조에 감명"> 기사로 내보내며, "공천위원장이 공천을 신청한 후보에 대해 평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2월 24일 조선일보 5면


조선일보는 그 뒤에도 2월 25일 기사에서 손수조의 동정을 소개했고, 27일 기사에서는 "공천위에선 '문 고문에 대해 27세 최연소 예비후보인 손수조씨를 공천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썼으며, 3월 5일 기사에서는 새누리당 공천 예상자를 다루면서 "새누리당은 부산 사상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손수조 후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결국 3월 5일 손수조는 이른바 '문재인 대항마'로 선택된 것이다. 조선일보 외에도 다수의 언론이 손수조에게 달려들어 너도나도 손수조 바람을 불러 일으켰지만, 뭐니뭐니해도 손수조 공천은 조선일보의 작품이다.

'이색후보' 손수조를 '참신한 젊고 당찬 여성 후보'로 만든 것이 조선일보였고, 이른바 '문재인 대항마'로 자리매김시킨 것 또한 조선일보다.

이제 손수조 공천이 결정되었으니, 앞으로는 조선일보가 어떻게 손수조를 보도할까?

보지 않아도 눈에 훤하다. 예상컨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손수조 띄우기가 등장할 것이다. 손수조의 선거운동은 더욱 부각될 것이고, 손수조의 앳딘 얼굴은 앞으로 수차례 지면에 등장할 것이다. 만에 하나 손수조의 여론조사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나온다면 1면 톱 자리도 아깝지 않게 내 줄 정도로 호들갑을 떨 수도 있을 것이다.


손수조 공천이 확정된 날, 조선닷컴 메인화면 톱은 역시 손수조였다.


비유하자면,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이기기 위해 동남풍을 기다렸다면, 새누리당은 4.11 대전에서 이기기 위해 손수조발 동남풍을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제갈공명이 기다린 동남풍은 자연의 이치에 따른 자연발생적 동남풍인 반면, 새누리당이 기대하는 동남풍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동남풍일 것이다. 특히 그 진원지는 따지고보면 '손수조'가 아닌 '조선일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새누리당과 조선일보가 바라는 동남풍이 제대로 불어줄까? 결과는 4월 11일이 되어야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손수조 블로그에 들어가서 그의 글을 읽고, 그가 이번 선거에 임하는 태도를 보면 솔직히 호감이 가는 인물이긴 하다.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처럼 "굉장한 감명"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새누리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올 인물 정도는 될 것 같다.

그가 새누리당 내에서 '비례 공천' 얘기가 나오자 "비례는 안한다"고 손사래를 쳤다지만, 진정 새로운 정치를 해보고 싶다면 왜 비례를 극구 사양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대선주자와 경쟁하면서 손수조 역시 '대선주자급' 관심과 인지도를 얻고 싶은 것일까? 참신한 젊은 정치인이 당내 선거전략에 이용되는 것 같아 아쉬운 한편 손수조의 선택이 그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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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백수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조선일보가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벼로 대단한 실수도 아니다. 곧 문닫을 신문 무슨짓을 못하겠는가?

    2012.03.06 16:59 신고
  2. BlogIcon alladin37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자아빠찿아삼만리^^
    억^^ 부자아빠찿는데연봉3000만원을,,, 정신나간녀^^

    2012.03.06 17: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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