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포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 제공 서비스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포털을 통해 서비스할 뉴스를 제공받는 언론사, 즉 '제휴언론사'를 선정함에 있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직접 선정했던 방식을, 앞으로는 언론계 주도의 독립적인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를 통해 제휴 심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계약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두 회사는 이 같은 내용을 5월 28일 공동설명회에서 공개했다. 그리고 평가위원회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한국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에 제안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두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이르면 연말부터 새로운 방식을 통해 포털 제휴언론사가 선정되고 이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만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서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이 같은 제안에 (관련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포털의 뉴스제공 서비스를 두고 '제휴사 선정이 불공정하다', '포털 제휴를 무기로 악성기사를 쓴다며 협박하고 광고를 받아내는 사이비언론을 그냥 둘거냐', '포털이 어뷰징 기사를 키웠다'는 등의 비판이 많았고, 이번에 두 회사가 내놓은 '계획대로라면(?)' 언론계의 자체 정화능력으로 그동안의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계획대로 될까?


첫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계획대로라면, 이 계획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회사는 먼저 "새로운 제휴 정책의 첫 시작으로 양사는 대표적 언론 유관기관들에게 평가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했던 한국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등 언론사들이 모인 협회들과, 언론 관련 학회,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이 그 대상으로 보인다. 


어떤 인사들이 참여할 지는 모르지만 두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언론계 종사자나 이들이 추천하는 인물이 다수가 될 것이다. 과연 이들이 포털을 통해 드러나는 언론사의 문제점들을 도려낼 수 있을까? 기껏해야 선언적인 의미의 좋은 문장들을 나열하겠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두루뭉수리하게 구렁이 담 넘듯 만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미 뉴스 소비의 절대축은 포털로 넘어온지 오래고 최대한 많은 기사를 노출시키고 이를 통해 기사에 딸린 광고들을 팔아야 하는 언론사들에게는 포털과의 제휴 여부가 생사의 문제, 존폐의 문제가 된지 오래다. 


그런 언론사들에서 참여한 사람들이 과연 엄격한 잣대를 만들어 너나 없이 퇴출시킬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만약 이 평가위원회에서 '기사 어뷰징 10회 이상이면 퇴출' 정도의 기준을 만들 수 있다면 이 같은 우려는 기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이 평가위원회는 기존 언론계의 역학관계를 포털에도 그대로 이식시키는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각 협회에서 들어올 사람들부터 중소언론사보다는 힘있는 거대언론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할테고, 유관기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퇴출 기준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이 기준은 고무줄 잣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즉 힘있는 언론사에는 관대하고 힘없는 중소언론사는 손쉽게 퇴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전체 제공 기사수 대비 어뷰징 기자의 비율' 따위의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제공되는 기사 자체가 적은 중소언론사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지만, 기자도 많아 워낙 많은 기사를 쏟아내는 큰 언론사들은 비켜나갈 가능성이 클테다.


그래서 거대언론사 중심의 카르텔을 공고히 하고, 힘없는 언론사에는 어쩌다가 당근 하나씩 던져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셋째, 이 계획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비판과 지적들을 비켜가기 위한 책임 전가 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했는데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아 불만과 비판이 제기된다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우리는 뉴스 제휴에서 손뗐다"며 나 몰라라 하지 않을까?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에게 있다.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온갖 쓰레기 기사를 유통시키고 어뷰징을 쏟아내는 건 큰 언론사, 작은 언론사 가릴 것 없이 대다수 언론사 자신들이 한 짓들이다. 


다음으로 포털들은 이러한 행위들을 묵인, 방조, 조장하며 문제를 키웠다. 그 속에서 이용자들 역시 서서히 이러한 뉴스 소비에 길들여졌다. 그런데 문제를 방조했던 포털이 그나마의 권한을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언론에 넘긴다고 하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계획대로 될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그나마 두 회사의 계획대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평가위원회 구성이 제대로 되어야겠다. 어떻게 해야 잘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기준을 만들고 적용할 분들로 구성되어야 하는 게 원칙이고, 적어도 다수의 지분을 언론사에게 줘서는 안될 거 같다. 


그만큼 중요한 게 심사기준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엄격하면서도 다양한 문제를 다 다룰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평가위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는 최대한 줄이고 제휴 대상 언론사의 그간 행태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정량평가가 가능하도록 심사표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뷰징 1회에 감점 10점', '허위/오보 1회에 감점 20점', '기사와 상관없는 제목 1회에 감점 10점', '기사와 상관없는 사진 1회에 감점 20점' 따위 말이다. 그래서 감점 100점이면 '아웃' 정도의 기준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 다음은? 그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책임 떠넘기기'란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책임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신뢰받을 수 있는 평가위원회와 기준을 만들어야 할게다. 


형식적으로 권한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자세가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자세와, 궁극적으로 포털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한 '육참골단'의 각오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웃기는 장면 하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발표에 대해 5월 29일 동아일보가 사설을 썼다. 

제목은 <사이비 언론 키운 네이버-다음 뒤늦게 책임 떠넘기나>.


제목에는 크게 공감하는 바이나...내용을 보고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신문 지면이나 방송 뉴스의 헤드라인 같은 역할을 하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통해 일부 사이비 언론은 비슷한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abusing)’을 자행해 언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동아일보 계열의 언론사들에서 '어뷰징' 사례를 발견하는거야 차고 넘치겠지만, 하나의 사례만 체크하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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