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유재석이 올 8월 JTBC에 출연하기로 했다. 과거 KBS에서 <해피투게더>를 함께 했던 윤현준 PD가 연출하는 JTBC의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에 유재석이 출연한다는 것이다.


비지상파 채널에 처음 출연하는 것인만큼 유재석에게도 만만찮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무엇보다 JTBC에게 '유재석 출연'은 여러모로 '손석희 영입'에 맞먹는 일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11년 12월 한국 사회에는 종합편성채널, 즉 종편이라는 이름의 방송사가 한꺼번에 4개가 출범했다.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지상파방송 KBS, MBC, SBS도 '종합편성'을 하는 방송사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종편'은 TV조선, 채널A, JTBC, MBN을 일컫는 고유명사나 다름없다. 


같은 '종합편성'임에도 '종편'과 '지상파'의 위상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그동안 천양지차였다. 비록 이명박-박근혜 정부 7~8년을 거쳐 오는 동안 지상파(특히 MBC)는 무너질대로 무너지고, 종편의 영향력은 점차 커져왔음에도 지상파와 종편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물론 시청자 일반의 인식과 이미지는 분명 차별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는 종편의 출범 자체가 거센 사회적 반발 속에서 온갖 특혜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뤄졌고, 그 이후 종편 스스로가 보인 극단적인 행태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종편 4개 채널 중에서 JTBC만큼은 다른 종편들과 다른 길을 걷고자 했다. 이미 그들의 최대주주인 중앙일보가 과거 '조-중-동'이라는 '수구족벌신문'에 묶여 도매급으로 취급당하는 것을 거부하며 "우리는 조중동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JTBC의 행보는 '조선-동아'와 차별적이고자했던 중앙일보의 모습보다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TV조선-채널A'류와 함께 묶이기를 거부했다. 



그런 JTBC의 노력 또는 전략이 가장 극적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 바로 '손석희 영입'이었다. 


한때 MBC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었던 손석희 '교수'를 MBC가 가장 처절하게 망가져갈 때 JTBC는 '사장'으로 모셔왔고, 마침내 메인뉴스 앵커 자리에 앉혀 '뉴스룸'을 확 뜯어고쳤다.


TV조선과 채널A 등이 온갖 정치낭인들의 혓바닥으로 배설 수준의 시사보도프로그램을 만들고 특화시킬 때 JTBC는 손석희를 앞세워 '한 발 더 들어가는' 뉴스를 만들어갔다. 


물론 JTBC는 보도채널이 아닌 종편이기에 그들의 '종편다워지고자' 하는 노력은 '보도부문 사장' 손석희가 이끄는 뉴스룸을 넘어 예능과 드라마에서도 펼쳐졌다. 


노희경 작가를 데려와 <빠담빠담>을 만든 것에서부터 시작해 <아내의 자격>, <밀회>를 만들고 낮은 시청률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유나의 거리> 50부작을 밀어붙였다.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썰전>, <냉장고를 부탁해>, <마녀사냥> 등 최근 1~2년 사이 새로운 포맷과 내용, 얼굴로 화제를 모은 예능의 상당 부분은 지상파가 아닌 JTBC(+tvn)에서 나올 정도가 되었다. 


이번 유재석의 JTBC 출연 소식은, 비보도 부분에서 보인 그동안의 JTBC의 행보에 마치 화룡점정을 찍는 것과 같은 극적인 효과와 상징성이 있는 것이다. 


두말할 필요없이 '국민MC'로 자리매김되어 있는 초특급 연예인인 유재석은 그동안 '지상파 출연'만 고수해왔다.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런닝맨> 등 지상파3사를 오랫동안 두루 출연해오면서도 유재석은 햇수로 출범 5년차가 되는 올해까지 종편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한때 유재석과 동급의 국민MC로 취급받던 강호동을 논외로 하고) 종편 출범 뒤 1~2년 동안 여러모로 상황을 살피던 여러 MC들이 언제부턴가 앞다퉈 종편에 출연할 때도 유재석만큼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종편에 출연하는 연예인들과는 자신이 '급'을 달리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선언과도 같았고, 자신의 위치에 대한 스스로의 자부심 내지 자각이 내포된 철저한 포지셔닝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는 유재석 스스로의 포지셔닝을 넘어, 유재석이 출연하는 방송사와 출연하지 않는 방송사의 '급'을 구분하는 경계로도 작용했다. 방송계의 전통적 강자였던 지상파는 종편이 출범한 이후에도 '종편과는 다른 방송사'로 자리매김되는 인식의 기저 한편에 '종편에는 출연하지 않는 유재석이 출연하는 방송'이라는 차별적 요소가 있었고, 반대로 종편에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초특급 국민MC' 유재석을 볼 수 없는 방송이라는 암묵적 시선이 있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유재석이 출연하는 지상파는 '일류', 유재석이 출연하지 않는 종편은 '이류' 내지 'B급'이라는 정서가 있었던 셈이다. 


따라서 그런 유재석을 얻은 JTBC로서는 비록 유료방송 종편이지만 이류 내지 B급 방송을을 탈피하게 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JTBC가 이미 추진해왔고 적지 않게 성과를 냈던 다른 종편과의 차별화 전략 역시 더욱 극대화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 


그리고 앞으로 상징적 효과를 넘어 올 하반기, JTBC가 유재석이 출연하는 예능으로 히트를 치고,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송곳>이 <미생>에 버금하는 화제를 모은다면 JTBC의 '탈 종편', '지상파와 경쟁하는 채널' 전략은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JTBC의 '탈종편'에 큰 걸림돌인 '재방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여기에 지상파들처럼 대작 혹은 명품 다큐들도 1년에 한두차례 제작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등 몇 가지 조치가 더해진다면 JTBC의 역량과 위상은 지상파와 동급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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